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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2.02 [잡담] 아이폰 구입 후 수리 과정으로 본 애플의 폐쇄성

현재 스마트폰 시장은 크게 애플과 안드로이드로 양분되어 있습니다. 안드로이드 진영에는 컨텐츠를 주로 제공하는 마이크로 소프트나 구글, 제품을 제공하는 삼성, 노키아, 모토로라 등이 속해 있지요. 애플은 자기업 내에서 많은 것을 해결하려고 하기 때문에 딱히 연합을 구성하지는 못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 태블릿PC 시장에서 아이 패드가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애플이 가진 다양한 매력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애플에게는 취약한 구조적 결함이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폐쇄성이라는 단점이 있는 거죠. 말씀드린바와 같이 안드로이드 진영은 다양한 기업이 연합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서로 연계를 하기 위해 많은 정보를 공개하고 있으며, 이 점은 소비자에게도 상대적으로 많은 정보가 드러나는 장점으로 승화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애플은 전반적으로 폐쇄적이며 자기업 내에서만 왕성한 교류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소프트웨어, 디자인이 발현되기는 하지만 외곬수 기업으로 치닫고 있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런 경향은 사실 소비자에게는 큰 불편함을 초래하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PC에는 마이크로 소프트 운영체제인 윈도우를 사용한다고 해서 아이폰과 호환이 아주 안되지는 않듯이 일반적인 전자 기기 사이에는 대체적으로 호환이 되기 때문이죠. 또, 애플을 쓰는 이들은 애플이 가진 매력에 빠져 애플 위주로 제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오히려 애플이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에 더 쉽게 노출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번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하면 애플 제품은 타사 제품들에 비해 복잡한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여기서는 이번 아이폰 4s 에 대해서만 언급하기로 하겠습니다. 필자가 겪은 게 이거 밖에 없기 때문이라고는 말 못합니다.

기존 애플 제품처럼 아이폰 4s 에서도 많은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물론 일부 기계결함을 불량으로 분류되어서 개통 후 10일 이내에는 풀박스 새제품으로, 11일 에서 30일에는 서비스폰, 일명 리퍼밋폰, 리퍼폰으로 제품을 교환해주고 있습니다. 이에 해당하는 불량은 여기 로 가서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그외 문제에 대해서는 제품 교환을 커녕 문제에 대한 제대로된 설명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이런 기계 결함은 자체 생산라인을 갖추지 못한 애플이 가지는 고질적인 결함으로 보입니다. 애플 자체는 소프트웨어 제작에 집중하고 있으며 기계 부품 생산과 조립은 각 대행 업체에 아웃소싱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생산 라인은 중국에 위치하고 있으며 다양한 하청업체 들이 각 부속을 제공하고 있는 상태 입니다. 따라서 하드웨어적인 문제는 예측이 불가능 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직접 만들 줄 모르니 확인하지 못 하는 거죠. 대표적인 예가 바로 아이폰4 에서 나타난 데스그립입니다. 핸드폰이 안테나 결함으로 수신이 안된다는 희대의 코미디가 탄생하게 된 거죠.

마찬가지로 이번 아이폰 4s 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차라리 제품 제조 업체와 제휴를 맺어 서로 기술 정보를 교환하며 제품을 개발한다면 이런 문제는 사전에 줄일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마치 식민지 시대에 식민지 노동자에게 단순 기술만 가르치고 고급 정보는 알려주지 않는 것과 비슷한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죠.

이 폐쇄성은 결국 구입 후 수리 과정에서 소비자에게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AS 센터를 방문하면 그곳에서 기계 결함을 확인해 보고 그 자리에서 부품을 교환 하거나 제품 교환을 받게 됩니다. 쉽게 말해서 뜯어볼 수 있는 구조인 것이죠. 이것은 두가지 사실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첫째, 우리는 직접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구조이다. 둘째, 제품 제작에 관한 기술 중 핵심 기술 외의 정보는 공개되어 있다. 이러한 전제가 있기 때문에 한 곳에서 수리가 가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애플 제품은 두가지를 모두 충족시키지 못 합니다. 따라서 리퍼밋이라는 제도를 대안으로 만든거죠. 처음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새 제품과는 다른 라인에서 생산되어 생산 원가를 조금 줄인 서비스폰(리퍼밋폰)을 제공하고 결함이 있던 제품은 본사로 돌려보내게 합니다. 자사 구입 후 수리 대행업체마저 제품을 열어볼 권한이 없는 것이죠. 이렇게 새 제품을 제공하다 보니 그 기준이 복잡해질 뿐 아니라 과정도 복잡해지고, 이로 인해서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시간도 길어집니다. 게다가 구입 후 수리 업체는 기계에 대해 어떠한 조치를 취해볼 권한이 없습니다. 대행업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이폰을 초기화한 후에도 그 문제점이 다시 생기는 지 확인해 보는 것 뿐이죠. 심지어 아이패드 볼륨 버튼이 고장 났을 때도 버튼만 갈아 끼우는 방식이 아니라 제품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처리를 하게 됩니다.

처음부터 자기업 컨텐츠를 공개, 제공 하면서 타 기업과 공식적인 제휴관계를 맺었다면 소비자에게까지 이런 불편이 전가되지는 않았을 것이고 예측하지 못하는 기계 결함을 애초에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불합리한 구조가 지속된다면 애플 경쟁력도 꾸준히 저하하게 될 것은 당연한 결과이죠.

애플을 지탱해주던 영웅은 얼마전 세상을 떠났습니다. 애플 자체에 대한 애정으로 제품을 구매한 사람보다 잡스라는 사람을 믿기에 애플 제품을 사용한 사람이 더 많았을 것입니다. 잡스에게 혁신을 기대할 수 있었기 때문에 애플에 대한 기대치도 꾸준히 높았던 것이고요.

이제 애플은 포스트 잡스 시대를 준비해야합니다. 아이폰4s 가 그 시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잣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발생한 문제는 애플이 지닌 고질적인 불안 요소에서 나타났습니다. 이제 이것을 잡스가 아닌 다른 영웅이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여 애플이 단단한 자신만의 철옹성에서 벗어나길 기대해보겠습니다.

Posted by 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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