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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2.18 [13/14] 16라운드가 지나간 시점에서.

 13/14 시즌이 시작한지도 어느새 네달 가까이 지나가고

겨울이 성큼 다가와 우리는 박싱 데이를 기다리는 시점이 되었습니다.


 시즌을 시작하는 과정에서 불안과 우려만이 있었지만 현재 아스날은 모두가 예상하지 못 했던 성적을 보이며 정말 오랜만에 리그 우승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세스크, 플라미니, 플렙, 로시츠키의 사중주가 돋보였던 07/08 시즌을 제외하면 

'We are the top of the table." 이라고 외칠 수 있던 시즌이 이번이 처음일 정도이니까 말이죠.




 16라운드가 지난 시점에서 리그 테이블 입니다. 15라운드 까지는 5점이 벌어져 있었지만, 최근 챔피언스리그와 리그에서 잇달아 패배를 기록하며 2위와 승점차이가 2점으로 줄어들어있네요. 그래도 아직은 1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번 시즌의 성공은 기본적으로 기본 선수 구성에서 이탈하는 선수가 없었으며 각 포지션별로 아쉬웠던 선수들이 성장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단 모두들 떠올리는 그 이름, 램지를 빼고는 이번 시즌을 논하기는 힘듭니다.



 

 램지를 얘기할때 AW/AF 딱지가 붙은 유망주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다녔습니다. 2008년 카디프시티에서 아스날로 이적할 때 벵거뿐만 아니라 퍼거슨도 램지를 노렸기 때문이죠. 두 감독은 팀을 이끄는 전술적 역량만이 아니라 선수를 보는 눈에 있어서도 인정을 받고 있기 때문에 램지는 실로 엄청난 기대를 받으면 아스날에 입단하게 되었죠.


 물론 다들 이시는바와 같이 램지는 그 기대에 한동아 부응하지 못 했습니다. 아니, 사실 못 했다고 보는 게 맞죠. 노팅엄 포레스트와 카디프 시티로 임대를 다니며 팀에 주축으로 활동하지는 못 했습니다. 게다가 2010년 2월 27일에 끔찍한 부상을 당하게 되죠. 스토크 시티와의 경기에서 비록 득점을 올렸지만 쇼 크로스가 가한 거친 태클에 오른쪽 티비아와 피뷸라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게 됩니다. 재활에 1년 이상의 기간이 걸렸던 것으로 기억나네요. 아스날 팬으로서 쇼 크로스는 실력을 떠나 좋아할 수 가 없는 선수가 되어버립니다. 게다가 당시 인터뷰들에서 자신도 피해자라고 주장하며 램지에게 가한 태클에 대해서 적절한 사과를 하지 않고 어물쩍 넘어가버렸죠.


 흥분해서 이야기가 다른곳으로 세어가나버렸네요.


 이랬던 램지가 12/13 시즌 후반부터 뭔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합니다. 이전까지는 공격형 미드필더, 오른쪽 윙포워드 등으로 출전하던 램지가 아르테타의 파트너로 BTB 중미로 포지션을 옮기더니 드디어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기 시작한거죠. 이로인해 아스날은 터지지 않는 유망주 램지 라는 문제점과 아르테타에게 적절한 파트너가 없다는 문제점을 동시에 해결하며 드디어 쓸만한 3선 조합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시즌 또 한가지 고무적인 것은 백포가 안정을 찾아간다는 것입니다. 사실 벵거 부임 초기에 이떤 철의 포백 이후, 그러니까 무패우승 이후에는 안정적인 수비라인을 구축하지 못 한것이 사실입니다. 갈라스-투레 라는 리커버리형 센터백을 두기도 했었죠. 커맨더형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마지 않았던 센데로스는 결국 더 크지 못하고 현재는 풀햄에서 뛰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지난 패닉바이때 영입한 메르테사커와 코듣보에서 코담스로 변신한 코시엘니를 주축으로 왼쪽에서는 깁스가 오른쪽에서는 사냐가 안정적인 백포를 구성해주고 있습니다. 물론 세번째 센터백인 베르마엘렌이 이전과 같은 기량을 보이지 못 하고, 사냐의 백업인 젠킨슨은 아직 까지는 의욕 넘치는 구너 이상의 능력을 보여주지는 못 한다는 불안함이 있지만 주전 백포는 상당히 고무적인 실점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게다가 3선이 안정되고 백포까지 구성되면서 슈퍼 세이브만 할줄 알았던 슈체즈니 마저 이번 시즌 아직까지는 안정적인 골키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 말미에 지적되었던 사냐 노쇠화는 갑작스러운 사냐 회춘으로 어느정도 해결이 되었고, 돌아오지 않는 수비수 였던 깁스도 이제는 수비수로서 임무에도 충실해지고 있습니다.


 공격진에도 변화가 있었죠. 지루가 팀에 녹아들어 연계 플레이가 좋아진 점과 레알 마드리드에서 이적해온 외질의 가세가 있습니다. 이적시장이 닫히기 직전 가까스로 이적한 외질은 데뷔 경기에서부터 어시스트를 기록하면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죠. 지금은 오히려 이적 후 초반에 비해서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번뜩이는 패스와 중앙과 오른쪽을 모두 돌아다니면 수비수를 찢어주는 플레이는 여전합니다.

 

  또 지루는 2년주기설을 증명이라도 하듯 작년보다 많이 나아진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퍼스트 터치나 슛 타이밍, 골 결정력은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올라오지는 못 하지만 헤딩으로 공을 떨궈 주거나 수비를 달고 들어가 2선에 공간을 주는 등 미드필더와의 연계플레이는 상당히 좋아졌습니다. 





 외질과 지루가 살아난 공격진에 월콧이 꾸준히 발을 맞췄다면 지금보다 더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경기가 안 풀릴때 왼쪽에서 한방이 있는 포돌스키를 투입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여전히 있습니다. 이전 시즌들과 달리 부상자들이 돌아오고 있는 이 겨울이 더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챔피언스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와 리그 16라운드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아스날은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나폴리와의 경기는 경기 내용 자체는 우수했다고  위안 삼을 수 있지만 맨체스터시티와 경기느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아스날 약점이 고스란히 들어난 경기였단 말이죠. 코시엘니가 부상으로 나가고 버미가 들어오자 수비진은 역시나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아르테타 없이 플라미니와 램지로 중원을 구성했더니, 플라미니는 횡으로 램지는 종으로 마구 뛰어다니기만 하고 정작 3선에서부터의 빌드업은 해내지 못 했습니다. 앞으로 전진하는 램지를 뒤에서 적절히 받쳐주던 아르테타가 얼마나 중요한 존재였는 지 확인할 수 있었죠. 


 그나마 위안이라고 한다면 월콧이 돌아왔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전까지 교체출전으로 컨디션을 조절하던 월콧이 이제 주전으로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카졸라가 살아나지 못하고 외질과 불협화음을 내는 지금 월콧이 돌아와 준것이 정말 큰 다행입니다ㅣ.


올해 아스날은 힘든 일정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2위를 하는 바람에 16강에서 바이에른 뮌헨을 만나고 말았죠. 이제부터 정말 제대로된 우승레이스가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리버풀도 토튼햄을 0-5로 이기면서 다시한번 분우기 반전에 성공했고, 첼시와 맨시도 아슬아슬하게 꾸준히 쫓아오는 중입니다.


 '로시츠키가 건강하게 풀 시즌을 뛰어주고 카솔라가 살아나며 외질과 월콧, 지루가 콤비를 이루고 3선에서 램지와 아르테타가 적절한 빌드업을 해주며 백포가 건재하다면'

 그리고 지루를 위협하지는 못 하더라도 지루를 보좌해줄 또 다른 공격수가 나타나 준다면(그게 밴트너나 박주영이 될 가능성은 적지만)

(쓰고 보니 조건이 참 많습니다.)


 올 시즌은 정말 우승을 노려보아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ps. 윌셔는 또 성질을 참지 못 하고 손가락 욕설을 하고 말았네요. 일단 SNS는 접고 성질을 조절하는 게 필요할 듯 합니다.

Posted by 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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