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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2.09 [요리] 밥솥으로 브라우니를 만들어보자
요즘 베이킹 인구가 늘어나면서 오븐을 가지고 있는 분들도 많고, 간단하게 해먹을 수 있는 완제품과 비슷한 빵가루들도 많이 생기고 있죠. 고수와 김남주가 대결하고 있는 브라우니 믹스도 그중 한가지인데요, 브라우니 믹스로 두어번 먹다보니 이제는 직접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오븐이 없다는 게 베이킹에는 상당한 제한점이었는 데요, 최근에 희소식을 들었죠! 밥솥!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써보았을 밥솥을 이용해서 베이킹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구글링을 해보니 줄줄이 나오더군요. 거기서 배운 잡지식을 간단하게 해서 제가 할수 있게 만들어보았습니다.



 

재료 : 다크초컬릿 100g, 버터 100g, 박력분 85g, 코코아가루 20g, 베이킹 파우더 2g, 달걀 2개, 흑설탕 80g, 우유 70g (그외 향신료나 견과류는 취향것 넣어줍니다.)
도구 : 채, 반죽그릇, 중탕에 쓸 냄비와 그릇, 채칠 그릇 두어개, 거품기, 주걱
조리시간 : 2시간
예상가격 : 10,000-15,000 (밀가루나 베이킹 파우더는 처음에 많은 양을 사다보니 초기비용은 더 나올 수 있습니다.)

 



버터에 초컬릿, 거기에 설탕까지 다량 들어가다보니 제 자신에게 미안해서 우유는 저지방우유로 샀습니다. 뒤에 살짝 보이듯이 모두 홈플러스에서 공수. 이쑤시개는 선물 같은 거 줄때 같이 넣어주려고 이번에 몽땅 샀어요. 특정 상표와 관련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ㅠ

가장 먼저 초컬릿을 물중탕으로 녹여야합니다. 이미 아시겠지만 너무 뜨거우면 초컬릿이 타버려서 상당히 귀찮은 작업이에요. 저 초컬릿 100g 녹이는 데 한 20분 정도 걸렸습니다. 마지막에는 주걱으로 막 으깨버렸어요. 못 기다리겠어서. 물중탕 하는 사진을 찍은 줄 알았는 데 없군요. 마땅한 그릇이 없어서 냄비에 오븐용 조그만 받침대 넣어서 냄비 뚜껑으로 누른 채 녹였습니다. 초컬릿이 녹으면 이제 버터와 섞어서 초컬릿버터물을 만들어주어야해요.


450g 짜리 버터를 자르니 속살을 드러낸 조그만 버터가 되었습니다. 아에 안 녹은 상태에서 자르려니 생각보다 힘들더군요. 저 큰 덩어리도 아직 냉장고로 보내면 안되어요. 저기서 조금 때어서 나중에 쓸 곳이 있답니다. 적당히 녹은 초컬릿에 버터를 넣고 (이때 버터도 작게 썰어 넣어주는 게 녹이기 편해요) 무자비하게 비벼줍니다. 내 온힘을 다해 너희를 녹이겠다는 집념으로 슥슥 긁어주어요. 전 밥주걱으로 막 문지르고 으깨고 난리를 냈습니다. 너무 힘이 들어갔는 지 곳곳에 물이 튀어 있더군요.

자, 초컬릿이 녹는 데 20분 정도 걸린다고 했죠? 그 사이에 설탕계란물을 만들어줍니다. 간단해요. 설탕과 계란을 섞는 겁니다. 신나게 휘핑 휘핑



밥주걱님은 초컬릿 녹은 걸 확인하느라 초컬릿 범벅이 되어서 오랜만에 나무주걱이 등장했네요. 한동안 안 썼는 데 이제 종종 애용해야겠습니다. 계란과 설탕이 충분히 섞이도록 저어줍니다. 충분히요.

이렇게 두가지 물이 만들어지면 둘을 섞어줍니다. 역시나 휘핑휘핑!!



이렇게 두가지 물이 섞였습니다. 이제 밀가루를 준비해야겠죠. 공포의 채치기 시간이 와버렸습니다. 박력분을 두어번 채치고, 박력분 위에 코코아 가루를 또 채치고 그 위에 베이킹 파우더를,, 에잇 베이킹 파우더는 쥐알만큼 들어가니까 그냥 넣읍시다. 팔아파 죽겠네요. ㅋㅋ 

채치는 사이에 아이폰을 방치해뒀더니 하얗게 분칠이 되었더군요. 브라우니 만들고 아이폰 죽은 줄 알고 한동안 식겁해있었습니다. 밀가루 채칠때 주변에 중요한 물건은 두지 말도록 해요.

자 이제 다 섞어서 또 휘핑 휘핑!

 
처음엔 안 섞이는 거 같지만 팔에 핏줄이 불끈, 건이 불끈, 인대가 불끈 해지면 얘들도 정성을 알고 섞이더랍니다. 휘핑은 정열이에요. 호이호이 춤을 추면서 휘핑! 저 공기방울들 다 없애려고 노력했지만 실패하고 그냥 집어넣었지만 말이죠.

자 이제 밥솥을 준비합니다. 잘 떨어지도록 버터를 조금 때어내어 밥솥에 골고루 발라줍니다. 설거지 따위 나중에 걱정해요.


 
어느새 손이 사진에 찍혔네요. 힘들었나봅니다.

하지만 이제 힘든건 끝이에요. 밥솥을 넣고 만능찜 35분을 선택해서 밥솥을 믿고 기다리는 일만 남았어요.

 
짜잔. 녀석. 지난 5년 중 이런걸 쪄본건 처음일거에요. ㅋㅋ
(앗.. 밥솥에 제가 비쳤군요. 부끄럽게)

그리고 돌아서려는 데.......












 
하아..... 중간 중간 치운다고 치웠는데 이 모양이네요. 지금도 밥솥은 싱크대에 놓여있답니다. 밥 언제 하지.....


35분후엔




 
짜잔. 이렇게 완성되었답니다. 식힘망이 없어서 그냥 그릇 위에 대강 얹어 두었어요.
따뜻할 때 드셔도 되고, 식혀서 드셔도 된답니다.

맛은................

레서피도 아니고, 도구도 아니고, 재료도 아니고, 만든 사람 손맛이에요.
전 손맛이 더러워서 ㅠㅠ 

아무튼 이렇게 밥솥 브라우니를 만들 수 있답니다.
심심할때 배고플때 도전해보세요!! 

Posted by 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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